실험 3
실험 1의 시각 단기기억 부담 수준이 플랭커 효과에 충분한 효과를 끼치지 않았을 수 있기 때문에 실험 2에서는 부담의 크기가 아닌 부담의 여부를 블록 디자인으로 조작하여 선행연구를 다시 재현해보았다. 실험 1의 플랭커 효과가 선행 연구의 플랭커 효과(낮은 부담 조건, \citealt*{Roper_2013}: 약 40ms, \citealt{Konstantinou_2014}: 약 120ms, \citealt*{Zhang_2015}: 약 120ms)보다 작았기 때문에 실험 화면의 구성을 \citet{Konstantinou_2014} 와 일치하도록 변경하였다. 그 결과, 실험 2에서 사용된 자극의 크기는 실험 1에 비해 작았다.
방법
참가자
20명의 참가자가 실험에 참여하였다(평균 22.25세, 여성 14명). 심리학 과목의 크레딧 혹은 문화상품권 5000원이 실험 참가에 대한 보상으로 주어졌다. 참가자의 나안 및 교정 시력은 0.8 이상으로 제한되었다. 참가자들은 조음 억제 과제를 수행하면서 실험을 진행하였다.
자극 및 절차
실험의 구성은 다음 사항을 제외하고는 실험 1과 동일했다. 응시점의 크기는 0.21 x 0.21 시각도로 이루어졌고, 변화 탐지 과제의 사각형은 1.40 x 1.40 시각도로 이루어진 3 x 3 격자 틀 안의 8 곳 중 임의의 장소에 제시되었다. 사각형의 크기는 0.39 x 0.39 였다. 플랭커 화면에서 표적의 배치는 화면 중앙에서 2.00 x 2.00 시각도 이심율을 가진 가상의 원 위 6 곳 중 한 군데에서 나타났다. 표적의 크기는 0.39 x 0.60 시각도였고, 표적 이외의 공간은 알파벳 O대신 점(∙)으로 채워졌다. 플랭커는 화면 중심의 왼쪽 혹은 오른쪽으로 3.49 시각도 떨어진 위치에 0.59 x 0.99 시각도로 제시되었다. 플랭커 과제 화면의 제시시간은 150ms으로 약간 길어졌고 이에 따라 응답 대기 시간은 1850ms으로 줄어들었다. 이로써 화면의 구성은 \citet{Konstantinou_2014} 의 실험 1b와 거의 일관되게 이루어졌다.
참가자들은 본 실험에 앞서 32시행의 연습을 실시하였는데, 먼저 16번의 플랭커 과제를 수행하였고 그 후에 기억 과제와 함께 실시되는 16회의 연습을 수행하였다. 본 시행은 192회로 이루어졌고 48시행 씩 네 블록으로 나뉘어 실시되었다. 블록 사이에는 쉬는시간이 주어졌다. 실험 2에서는 시각 단기기억 부담이 블록마다 달라졌기 때문에 한 블록 내에서는 한 수준의 부담 조건이 지속되었다. 블록의 순서는 ABBA로 설계되었고 참가자마다 역균형화되었다. 낮은 부담 조건의 블록에서는 플랭커 과제만 수행하였고, 높은 부담 조건의 블록에서는 3개의 사각형을 기억한 채 플랭커 과제를 수행하였다.
결과 및 논의
실험 1과 동일한 자료 분석 방법을 사용하였다. 참가자 별 평균 3.83%의 반응 속도가 최종 분석에서 제외되었다. 2 x 2 반복측정 변량분석을 실시한 결과, 시각 단기기억 부담이 없을 때의 반응 속도(M = 648.52ms, SD = 116.16ms)가 부담이 있을 경우(M = 776.49ms, SD = 150.76ms)에 비해 유의미하게 빨랐다, F(1, 19) = 55.26, p < .001. 플랭커 일치 여부에 따른 주효과도 유의미했다, F(1, 19) = 21.80, p < .001(불일치: M = 730.57ms, SD = 144.36ms, 일치: M = 679.10ms, SD = 111.52ms). 핵심적으로, 부담 수준과 플랭커 일치 여부의 상호작용은 유의미하지 않았다, F(1, 19) = 0.01, p = .91. 플랭커 과제의 정확도를 대상으로 한 분석은 모두 유의 수준을 넘지 못했다(표 2 참고). 각 부담 수준의 플랭커 효과를 계산하여 단일 표본 t 검정을 실시한 결과, 시각 단기기억 부담이 없는 조건(M = 54.39ms, SD = 52.65ms)과 부담이 있는 조건(M = 55.20ms, SD = 57.19ms) 모두에서 유의미한 플랭커 간섭이 관찰되었다, t(19) = 4.62, p < .001; t(19) = 4.32, p < .001. 베이지안 대응 표본 t 검정을 실시한 결과, 두 부담 수준의 플랭커 효과의 차이가 없다는 영가설과 대립가설의 베이지안 요인 비는 4.28:1로 나타났다(그림 2 참고). 실험 2의 결과는 시각 단기기억 부담 수준에 따라 주의 선택성이 달라지지 않음이 4.28배 더 타당하다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실험 2의 결과는 실험 1과 유사했다. 하지만 실험 1과 선행 연구들에서 나타나지 않았던 부담 수준에 따른 반응 속도 주효과가 관찰되었다. 이는 부담 유무에 따라 참가자들이 단일 과제를 수행하였는지 이중 과제를 수행하였는지의 차이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중 과제는 단일 과제에 비해 더 많은 인지 자원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반응 속도의 느려짐이 나타났을 수 있다\citep{Pashler_1994,Monsell_2003}. 실험 2의 결과가 이중 과제 요인에 의해 오염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실험 3을 추가로 실시하였다.
\citet{Konstantinou_2014} 는 주의 선택에 미치는 시각 단기기억 부담의 효과가 지각 부담과 유사한 효과를 일으킨다고 주장했다. 실험 4에서는 지각 부담 효과를 재현하여 이를 검증하고자 하였다.
실험 4
실험 4는 \citet*{Lavie_1995} 의 지각 부담 실험을 재현하기 위해 실시되었다. \citet{Konstantinou_2014} 는 시각 단기기억 부담이 주의 선택성을 강화하는 원리가 지각 부담과 동일하다고 제안하였다. 하지만 실험 1-3은 시각 단기기억 부담의 주의 선택성 강화 효과를 재현하는데 실패했다. 만일 시각 단기기억 부담의 영향이 지각 부담과 동일하다면 실험 4는 지각 부담의 효과를 재현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각 부담과 시각 단기기억 부담이 별개의 기재를 가진다면, 실험 4에서는 지각 부담에 의한 주의 선택성 강화 효과가 재현될 것이다.
참가자
21명의 참가자가 실험 4에 참가했다(평균 22.43세, 여성 15명). 실험 참가에 대한 대가로 심리학 수업의 크레딧 또는 문화상품권 5000원이 지급되었다. 나안 및 교정 시력이 0.8 이상인 참가자가 모집되었다.
자극 및 절차
실험 4의 자극 크기 및 배치는 실험 3과 동일하였다. 실험 1-3에서의 플랭커 화면이 낮은 부담으로 이루어졌던 반면, 실험 4에서는 지각 부담 수준에 따라 표적 이외의 나열에 알파벳(M, K, H, N, W) 혹은 점(∙)이 나타나게 변화되었다. 높은 지각 부담 조건에서 표적(Z 혹은 X)은 다른 알파벳들과 함께 제시되었으며, 낮은 지각 부담 조건에서는 점들이 표적과 함께 제시되었다. 지각 부담은 블록 간 조작되었고 한 블록 내에서는 같은 수준으로 유지되었다. 참가자들은 낮은 지각 부담 플랭커 과제를 16회, 높은 지각 부담을 16회 연습한 후 본 시행을 수행하였다. 본 시행은 384회로 구성되어 48시행 씩 여덟 블록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지각 부담 조건의 순서는 ABBABAAB로 구획마다 달라졌으며 참가자 간 역균형화되었다. 실험은 1초간 제시되는 응시점으로 시작하였다. 그 후 100ms 동안 각 지각 부담 조건의 플랭커 과제 화면이 나타났고, 1,900ms의 응시점 화면으로 대체되었다. 시행 간 간격(inter-trial-interval: ITI)은 1초였다. 시각 단기기억 부담이 지각 부담으로 대체되었고, 실험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시행 수를 늘린 점을 제외하면 실험 3과 동일했다.
결과 및 논의
참가자들의 반응 속도 중 평균 8.95%의 자료가 가외치로 분류되어 분석에서 제외되었다. 지각 부담과 플랭커 일치 여부를 요인으로 한 2 x 2 반복측정 변량분석을 실시한 결과, 낮은 지각 부담 조건의 반응 속도(M = 594.49ms, SD = 54.76ms)가 높은 부담 조건(M = 702.54ms, SD = 73.55ms)보다 유의미하게 빨랐다, F(1, 20) = 86.54, p < .001. 플랭커 일치 여부의 주효과도 유의미했다, 불일치 조건(M = 655.18ms, SD = 58.35ms), 일치 조건(M = 626.82ms, SD = 58.02ms), F(1, 20) = 72.38, p < .001. 가장 중요한 지각 부담과 플랭커 일치 여부 간의 상호작용도 유의미했다, F(1, 20) = 29.54, p < .001. 이 결과는 실험 1-3의 시행 수와 동일하게 비교하기 위해 첫 192 시행만을 분석하였을 때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F(1, 20) = 31.51, p < .001.
지각 부담 수준과 플랭커 일치 여부에 따른 플랭커 과제 정확도를 분석한 결과, 지각 부담과 일치 여부의 주효과가 각각 관찰되었다, F(1, 20) = 45.67, p < .001, F(1, 20) = 37.77, p < .001. 참가자들의 수행은 지각 부담이 낮을 때 더 정확했고(94% 대 88%), 플랭커와 표적이 일치할 때 더 정확했다(94% 대 90%). 두 요인 간 상호작용은 유의미하지 않았다.
각 부담 수준의 플랭커 효과를 대상으로 단일 표본 t 검정을 실시하였다. 낮은 지각 부담 조건에서의 플랭커 효과(M = 43.51ms, SD = 18.49ms)는 유의미하게 0과 달랐다, t(20) = 10.78, p < .001. 높은 지각 부담 조건에서의 플랭커 간섭 효과(M = 9.97ms, SD = 21.74ms)도 유의미했다, t(20) = 2.10, p = .049. 두 부담 수준의 플랭커 효과를 베이지안 대응 표본 t 검정으로 비교한 결과 영가설과 대립가설을 지지하는 비율이 1:942.6으로 나타나 지각 부담에 따라 주의 선택성이 달라진다는 가설이 크게 뒷받침되었다(그림 2).
시각 단기기억 부담과 지각 부담의 효과를 직접적으로 대조하기 위해 자극 크기와 화면 구성이 동일한 실험 3과 4를 비교하였다. 플랭커 효과를 대상으로 실험을 참가자 간 요인, 부담 수준을 참가자 내 요인으로 한 변량분석을 실시하였다. 부담 수준에 따른 플랭커 간섭의 주효과는 유의미하였다, F(1, 39) = 9.05, p = .005. 실험 3의 플랭커 간섭이 실험 4보다 크게 나타나 실험에 따른 주효과도 유의미하였다, F(1, 39) = 6.42, p = .015. 가장 중요한 부담 수준과 실험 간 상호작용도 유의미하여 시각 단기기억 부담과 지각 부담이 주의 선택성에 미치는 효과가 다름을 입증했다, F(1, 39) = 17.75, p < .001. 실험 4의 결과는 지각 부담이 주의 선택성을 강화한다는 것을 재현하였고, 지각 부담이 주의 선택성에 미치는 영향은 실험 1-3의 시각 단기기억 부담과는 다르다는 점을 시사한다. 추가적인 실험을 통해 어떤 변인이 시각 단기기억의 주의 선택성 조절에 영향을 미치는지 탐색하였다.